
여행의 동반자가 되어주었던 자전거
그렇게 여행의 목적과 수단을 정한 후 부모님께 나의 뜻을 전하자, 부모님은 흔쾌히 허락하시며 금전적인 지원도 약속하셨다.(그때는 한창 우리나라 주식과 펀드들이 승승장구 하던 때였다.) 나는 군대에서 틈만나면 사이버 지식정보방을 이용하여 각종 정보를 모으기 시작했다. 자전거는 어떤것이 적당하며, 경로는 어떻게 가는것이 좋을지, 준비물은 어떤것이 필요한지 등등... 하지만 군대에서 내가 준비하는데에는 한계가 있었기에 내가 주로 보았던 것은 남들의 여행기였다. 한창 군생활이 무르익어가는 상병 즈음, 전역 후의 생활에 대한 환상을 키워가던 나에게 있어 다른사람들의 여행기는 마치 궁극의 이상향처럼 느껴졌고, 그 이후의 군생활은 여행에 관한 상상이나 준비 등에 관련된 생각으로 가득찬 나날이었다.
어느덧 2년의 생활이 지나고 전역을 하게 되었을 때, 나의 계획은 큰 문제에 직면하게 되었다. 그것은 바로.... 서브프라임!!! 부모님은 서브프라임으로 인해 큰 손해를 보게 되셨고(망할 미래에셋...) 덕분에 자금 지원의 약속은 휴지조각이 되어버렸다. 결국 나는 다음 방학을 기약하며 알바를 뛰어 번 돈을 저축한 후, 개강을 맞이하였다.
정신없었던 복학 첫 학기가 끝나고, 계절학기까지 마치자 다시 여행을 떠나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고, 기존에 저축해두었던 돈과 부모님의 지원금을 합쳐 자본금을 확보하였다. 그러고는 다시 여행에 대한 계획을 수립하고 있는데, 부모님께서 갑자기 혼자하는 자전거 여행의 안전성에 대한 걱정을 하시기 시작했고, 나는 그렇지 않다고 필사적으로 설득했지만 그다지 효과적이진 못했다. 그러던 차에 발견한 것이 네이버 자여사 카페의 '길벗을 구합니다' 게시판에서 전국투어를 함께할 인원을 모집한다는 글을 보게 되었는데 기간도 충분하고 라이딩 일정은 초보에 맞추었고 난이도는 거의 '하'로 되어 있길래 이거다! 하는 마음에 참가신청을 했다(하지만 이것은 제대로 낚인 것이었으니... 그 이유는 차차 알게된다).
그 후로는 여행 준비를 차근차근 해 나갔다. 우선 자전거와 헬멧을 중고로 구입하고 여행 전 모임엘 나갔다. 모임 장소와 시간은 한강 원효대교 남단 오후 5시. 수지에서 원효대교까지 탄천을 따라 한강으로 가려면 꽤 긴 거리였기에 나는 브런치만 먹고 집에서 1시 30분경에 출발하여 중간에 엠티비샾에 들러 예비 튜브를 사고 3시간정도 걸려 원효대교를 도착했다. 시간을 보아서는 당연히 모여서 저녁에 맥주 한잔 걸치면서 얘기들 하겠지... 하는 예상을 했으나 이게 웬걸. 돗자리 하나 펴놓고 여행에 대한 설명을 한참 하더니 라이딩을 하자며 다짜고짜 출발해서는 업힐 연습이라며 언덕을 수차례 오르내렸다. 물론 높은 언덕은 아니었고 여러번 오르내렸던것도 아니어서 사실 지금의 나라면 언덕이 어디있어? 하면서 오르내릴수 있을, 그런 언덕이었지만 배도 슬슬 고파왔을 뿐만 아니라 자전거 생 초짜였던 나로서는 당연히 힘들었다. 그러나 모두들의 아무렇지도 않아하는 반응과 C님의(모임을 주최한 분. 이하 C님으로 호칭) 너무나 천연덕스러운 말에 나는 내가 이상한 것이라는 결론을 내릴 수 밖에 없었다.
업힐 연습 후 약간의 대화가 오가고 모임이 종료된 것은 9시경. 나는 전조등, 후미등이 아무것도 없어서 불안했지만, 자전거를 타고 나왔으면 자전거를 타고 들어가는것이라고 당연한 듯이 말하시는 C님의 말에 따라 결국 나는 방향이 같은 B모님을 따라 자전거를 타고 집을 향해 출발했다. 하지만 업힐 연습의 후유증과 몰려오는 배고픔으로 인해 결국 B모님의 집 근처의 노점 분식에서 엄청난 양의 음식을 해치우고 난 후, 쉬엄쉬엄 집으로 돌아가 보니 1시가 다 되어 있었다. 나는 그렇게 자전거를 산 이후 두번째 라이딩에서 90키로미터 가량을 달리게 되었다ㅡㅡ;
※ 한가지 당부하는 것이 있다면 아무리 자전거 도로라도 야간에 전조등, 후미등 없이 혼자 라이딩하는것은 정말로 위험하니 절대로 하지 말기를 권한다. 그래도 밤에도 불이 잘 밝혀진 분당쪽은 괜찮았으나 불이 없는 성남쪽의 다리 밑 같은 곳은 정말 아무것도 보이지가 않아서 굉장히 위험했었다.

여행에 가져갔던 준비물들
그 라이딩 후 약간 불안해진 나는 집앞의 업힐에서 연습을 했지만 귀찮음으로 인해 많이 연습하진 않았고, 져지 등의 옷가지를 구입하고 여행의 준비를 마쳤다.




의견을 달아 주세요
'약간 불안해진 나는 집앞의 업힐에서 연습을 했지만 귀찮음으로 인해 많이 연습하진 않았'... 하하하;;
암튼, 사진 너무 놀라운데?! 지퍼백으로 저렇게 깔끔하게 준비하고 가다니! 난 영국 다녀올 때 이거에 비하면 엄청 대충하고 갔다왔구나 하는 생각이 문득 드네. -_-;;;
사실 저 지퍼백에 담아 간 거는 군대에서 배워 온 기술이지!
그리고 내가 자전거여행을 시작했을때는 하도 일기예보에서 비온다고 떠들어대니까 그 대비를 하려고 한 것도 있었고... 패니어에 레인커버가 있었지만 왠지 영 못미덥기도 했고.
늼은 영국 가기전에 책이나 뭐나 이것저것 많이 보고 갔잖니 나는 그런거 전혀 없었거든. 그런걸 생각하면 나야말로 정말 대충하고 간 셈이지!